2018. 7. 31. 21:06




챕터 3 <La Luce Langue> 의 전문을 공개합니다.

* 모바일에 최적화되어있으며, 출력본에는 이해를 돕기 위한 주석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날이 흐린 여름이었다. 열국과 어울리는 날씨는 아니었다. 탁한 누런색 햇빛이 건물 사이에서 굼뜨게 맴돌았다. 금요일에 불기 시작한 바람은 열흘이 지나도록 멎지 않았다. 나폴리의 시민들은 무더위를 가늠하며 굳게 닫혀 있던 창을 열기 시작했다. 그러나 바람은 그들을 비웃듯 다시 해협을 가로질러 떠났다. 구름을 밀어내지 못한 태양은 가까스로 부둣가 틈새에 고개를 들이밀었다.젠장맞을 날씨 같으니. 이래서야 제대로 혼쭐이나 낼 수 있겠어?’ 남자들은 항구에서 광장으로 이어지는 길과 벽에 묽은 쥐약을 뿌리며 투덜거렸다. 그들은 습하고 설익은 날에 고개를 내미는 쥐들이 기승을 부릴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한 세기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페스트의 악몽은 이탈리아의 땅에 뿌리 깊게 남아 있었다. 개중에는 날이 화창하니 관광객을 더 받을 수 있게 되었다며 기뻐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카르미네가 실패한 축제가 될 것이라는 데에는 모두가 동의를 표했다. 조금이라도 앞을 내다볼 줄 아는 이들은 입을 모아 전쟁의 징후를 짚어냈다. 관광으로 벌어먹고 사는 남부에는 비상이 걸린 지 오래였다. 꿈꾸는 듯한 낯선 여름은 유럽의 태양이 가장 사랑하는 도시에게 던지는 불길한 징조와도 같았다.


  루드비히 와일드는 빛을 피해 몸을 기울였다. 그는 거리에서부터 그을린 얼굴의 시민들이 온 사방에 칠해놓은 약냄새에 질릴 대로 질려버린 상태였다. 나폴리의 여름은 척박한 환경에서 자라온 이방인을 반기지 않았다. 관광객답지 않은 차림새로 걸어가는 남자는 확실히 이질적인 인상을 풍기고 있었다. 날카롭게 앞을 응시하는 눈은 안경 너머로 이따금씩 기괴하게 일그러지며 감겼고, 그럴 때마다 그는 열기로 홍조를 띈 눈가를 매만지며 짧은 욕설을 내뱉었다. 이국의 땅을 밟은 지 한 시간 뒤에야 화사한 색감의 등받이 의자에 걸터앉은 루드비히의 얼굴은 땀과 먼지로 얼룩져있었다. 그는 한참 동안 불그스름하게 달아오른 손으로 탁자를 두드리며 침묵했다.


  희미한 악취와 괴팍하고 달큰한 향내가 어우러진 기이한 집의 주인은 때 이른 불청객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다. 그는 왼손을 무릎에 포갠 채로 탁자의 맞은편에서 독서에 몰두하고 있었다. 루드비히는 마침내 무신경한 목소리로 그에게 질문했다.

 

재판소 안 갑니까? 분명 궁금할텐데요. ”

솔직하게 말하자면, 내 사랑. 내 알 바 아니지. ”

참 바쁘게도 사는군요. ”

로마의 피에는 낭만이 흐르거든. 게다가 난 리를 좋아하고. ”

 

  까미유 데샹은 여전히 책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날씨에 맞지 않는 차가운 바람이 방 안 쪽에서 불었다. 그는 작업실의 냉기가 거실과 부엌 쪽으로 빠져 나오는 것을 방치하고 있었다. 지난 며칠 동안 그의 집 안에서 일어난 유일한 변화였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내륙과 이어지는 롬바르디아에서 당연한 일이었다. 그는 폭염에 익숙했다. ‘하지만 환자에게는 위험한 날이지.’ 그는 루드비히를 배려하는 자신에게 도취되어 책장을 넘겼다.‘사랑 없는 사랑이란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그는 그 구절이 몹시 상투적이라고 느꼈다. 경박하고 불확실한 감정을 칭송하는 문학가의 표현에는 그가 지닌 이성적인 기질을 불쾌하게 자극하는 면이 있었다.


  루드비히는 무심한 표정으로 의자 옆으로 손을 뻗어 움직였다. 그는 남부 유럽 특유의 여유만만함이나 낙천적인 태도와는 거리가 멀었다. 기다림은 번거로웠고, 그는 초대받은 손님에게 걸맞는 행동을 하기로 결정했다. 갈색 봉투가 그의 손에 닿았다. 그는 그것을 집어던졌다. 포물선을 그리며 소란스럽게 날아가는 봉투를 낚아챈 까미유가 빈정거렸다.

 

던질 힘 있으면 나가서 뭐라도 먹고 들어오지 그래. ”

여기 식당이 어디 있다고. ”

마테이로 내려가면 나와. ”

그러니까 마테이가 어딘데요. ”

너 아이스크림 사오는 데 옆 거리. 장님한테는 너무 먼가? ”


  그는 날아오는 만년필을 피해 몸을 기울였다. 만년필은 스피커의 옆면을 때리고 바닥에 떨어졌다. 고저 없는 음성으로 기사를 내보내던 앵커의 목소리가 잠시 끊겼다. 라디오에서는 연일 노사 코스트라의 위기에 대해 떠들어대고 있었다. 마침내 체포되어 재판소에 모습을 드러낸 젊은이들의 이름이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그 중 대부분은 노사 코스트라의 이름을 매단 카모라의 솔다티와 새로운 파도를 거부하는 레짐이었다. 카모라의 남자들은 시실리의 손길을 뿌리치는 인물이 아니었다. 그들은 눈 밖에 난 아들들을 재판소에 넘겨 정부와 시실리의 요청에 점잖게 화답했다.


  앵커는 지나치게 격앙되어 거슬리는 어조로 그들의 악행을 나열하며 무솔리니의 정책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까미유는 구겨진 봉투를 접어 벽난로 안에 던져넣었다. 곧바로 비아냥거리는 목소리가 그의 맞은편에서 들렸다.

 

음식 버리면 끓는 가마솥에 빠져 죽게 된다는 소리 자주 들었을텐데요. 이제 다 컸다고 벌써부터 지옥 갈 채비를 하고 있으니 당신 친구도 편히 눈은 못 감을 겁니다. ”

좀 더 아리아인답게 말해봐. 애국자 되긴 싫어서 그래. ”

……, 세상 그 무엇보다도. ”

나쁘진 않네. 입 다물라는 소리였지만. ”

혹시 바다에 빠져죽을 생각은 없습니까? ”

물이라면 환영이야. 독일 놈들처럼 말이지. ”

 

  루드비히는 짜증스러운 웃음을 터뜨리며 탁자 위로 몸을 기울였다. 라벨이 젖은 통조림이 탁자 위에 올려져 있었다. 그는 경고문을 들여다보았다. 찡그려진 회갈색 눈동자가 게으르게 움직였다.

 

유통 기한 지난 건 좀 버리지 그래요. ”

이 주까지는 괜찮아. ”

그러면서 영화 보러 다닐 시간은 있나 봅니다. ”

모든 위기는 죽음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어. 종종 일깨워주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지. ”

환자 앞에서도 그런 식으로 말합니까? ”

침대에서는 쉬워지잖아. ”

돌아가서 영화나 보세요. ”

 

  그는 다소 경박하게 낄낄거리며 테이블 앞으로 걸어왔다. 루드비히가 듣기에 그것은 신음에 가까웠다. 어쨌거나 듣기에 좋은 목소리는 아니었다. 그는 언제나 이탈리아 사람 특유의 노래하는 듯한, 자유롭고 매력적인 음으로 떠들고는 했다. 능숙하게 연설하는 이들에게는 그들만이 지닌 독특한 억양이 있었다. 미국의 행복한 의사 역시 다정하고 힘있는 음성으로 희망과 자유에 대한 확신을 선언했다. 쇠를 긁는 듯한 웃음소리는 곧 끊겼다. 아르데코 무늬가 들어간 의자를 당기는 까미유의 손등 위로 시퍼런 핏줄이 불거졌다. 루드비히는 오래된 통조림을 집어들었다. 쓰레기통에 곧바로 던져넣기에는 애매한 거리였다. 그는 성가시다는 표정을 지으며 부엌으로 움직였다.


  까미유는 그가 지난 봄 이후로 부엌의 전등을 수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러나 건강 상의 문제가 아닌 이상에야 그가 위험을 지적할 이유는 없었다. 그는 의자에 앉은 채로 루드비히가 걸어가는 모습을 관찰했다. 탄력 있게 뻗은 등과 어깨의 곡선이 헐렁한 셔츠 너머로 어렴풋이 드러났다. 어두운 곳을 향해 걸어가던 다리가 어느 순간 크게 기울었다. 민첩하게 바닥을 짚은 그의 행동에는 어딘가 엉성한 구석이 있었다. 까미유가 판단하기에 그것은 이미 움직이는 죽음이었다. 그는 루드비히의 보기 좋은 금발 머리가 진흙탕 위로 고꾸라지는 모습을 그릴 수 있었다. 그의 시체는 어느 싸구려 주유소의 간판에 매달려 조롱당할 것이다. 능력 없는 악당의 최후가 다 그렇지. 까미유는 오만하게 생각하며 미소지었다그는 루드비히의 등을 내려다보았다. 거칠게 오르내리던 셔츠가 식은땀으로 젖어가고 있었다. 그는 양 손으로 눈을 움켜쥐며 몸부림치는 모습을 구경하다 넌지시 말을 건넸다.

 

좀 더 편하게 죽을 수도 있어. 도와줄까? ”

필요 없어요. 누구랑 똑같은 소리를 하는군요. ”

다른 말을 할 차례야, 루드비히. 살려달라고 해야지. ”

당신 분명 지옥 갈 겁니다. ”

그것도 괜찮겠네. ”

 

  루드비히는 느리게 몸을 일으켰다. 헛손질을 하던 팔이 마침내 낮은 높이의 찬장을 움켜쥐었다. 그는 잠시 동안 쓰레기통 안을 보다 부패한 음식 위로 통조림을 던져넣었다. 냉소적인 웃음이 그의 경직되고 메마른 얼굴을 뒤덮었다.

 

청소나 시키자고 날 부른 건 아닐테고, 용건이 뭡니까. ”

당연히 내 집 청소지. 보다시피 예민한 시기라 집 안을 예쁘고 화사하게 꾸며줄 사람이 필요해. 그리고 그 일에는 네가 제일 적임자야. 대신같은 건 없어. ”

영광스러워서 눈물이 다 나네요. ”

좋은 자세야. 찬장부터 시작할까? 거기서 손만 올리면 돼. ”

 

  까미유는 그가 찬장 속의 물건들을 손으로 미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나비스코 상자에서 쏟아져나온 모조 인형들이 추락했다. 먼지가 내려앉아 끈적거리는 유리병이 바닥으로 굴러떨어지며 나무 인형의 얼굴 위에 녹색 흉터를 그렸다. 껍질이 벗겨진 채로 굳은 초콜릿과 유리 파편이 루드비히의 발에 튀었다. 뼈가 도드라진 발등 위로 잔금이 갔다. 그는 생채기 따위에는 연연하지 않는다는 듯 마저 찬장을 뒤졌다. 딱딱한 동물 크래커 박스 뒤에서 푸른 약병이 나타났다. 은박에 감싸인 둥그런 약이 병 안에서 요동쳤다. 루드비히는 소파에 걸터앉으며 그것을 들여다보았다. 그가 인상을 찡그리자 눈가와 콧잔등 위로 주름이 졌다. 안경알 언저리에서 맴돌던 빛이 유리병을 통과하자 창백한 뺨 위로 보랏빛 홍조가 감돌았다.

 

대체 뭘 믿고 그렇게 겁 없이 구는 건지 항상 궁금했는데, 이제 보니 술이 아니라 약에 절어 지내신 모양입니다. ”

지식을 가늠해보는 건 내 숙명이거든. ”

당신 머리통에서 나온 지식이 위험하긴 하죠. 이제는 감옥에 들어갔으니 위험하다는 말도 못 하겠지만. ”

 

  그는 안경을 벗어 소파 옆에 내려놓으며 신랄한 어조로 답했다. 역광에 가려진 매끄러운 얼굴이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불분명한 윤곽이 조금씩 가까워졌다.


글쎄, 너도 위험한 거 좋아하잖아. ”

 

  차가운 칼날이 루드비히의 뺨에 닿았다. 까미유는 주의 깊게 그것을 움직였다. 탁한 눈동자 위로 싫증어린 기색이 스쳤다. 그가 상관할 문제는 아니었다. 그는 아무런 방해 없이 이마 위로 날을 뻗었다. 파리하고 병적인 인상 위로 잔금처럼 피가 흘러내렸다. 혈색 없는 입술을 따라 미끄러진 피는 가냘픈 생기를 품고 있었다. 그는 그 광경을 응시하며 문득, 그가 집을 나서지 않은 지 나흘이 지났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벽에 걸린 전화기는 단 한 번도 울리지 않았다. ‘데샹. 분명 요양이 필요할 겁니다. 카모라는 당신이 이번 일에 개입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어요.’ 그는 걱정 어린 목소리로 안부를 묻는 일을 경멸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나흘 간의 침묵은 그가 일찍이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을 불러 일으키고 있었다. 그것은 소리를 죽여 신음하던 보랏빛 눈동자를 볼 때 느끼던 것과는 확연히 달랐다. 보라색으로 덧칠된 달콤한 범죄의 궁전을 피로 물들이며 죽어가는 시체를 바라볼 때 그의 내부에서 은밀하게 뻗어나가던 감각에 가까웠다. 그는 손을 뻗어 눈가의 그늘을 어루만졌다. 루드비히의 시선은 여전히 유리병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의 눈 사이에 사선으로 패어있는 가느다란 주름이 더욱 진해졌다.

 

그 남자는 못 돌아옵니다. ”

그 맛에 거래하는 거지. 너도 하나 먹을래? ”

 

  소매가 넓은 셔츠 안에서 벌레들이 기어나왔다. 이질적인 불빛이 루드비히의 눈동자를 비추었다. 그는 신경질적인 소리를 내며 입술을 벌렸다. 까미유는 유리병에 담겨 있던 약의 포장을 풀었다. 그는 피에 젖은 입술에 약을 밀어넣었다. 그리고는 두 팔을 뻗어 그의 머리를 감싸안았다. 결이 얇고 미끈한 머리카락이 그의 손가락 사이에서 흘러내렸다.

 

용케도 당신을 잘 참아준 모양이네요. ”

당연한 일을 고마워 하는 사람도 있나? ”

어련하실까. ”

 

  루드비히는 숨을 들이쉬었다. 그는 곧 그의 몸이 녹아내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거품과 함께 들끓는 누런 진액이 기도를 막기 시작했다. 찢어진 목구멍 안에서 피가 역류했다. 그는 천천히 입을 벌려 그것을 뱉어냈다. 검게 부식된 살점과 함께 피가 팔뚝 위로 쏟아졌다. 살덩이에서는 달콤하고 사랑스러운 향신료의 냄새가 풍겼다. 그는 그 냄새가 고약하다고 생각하며 기진맥진한 숨을 내쉬었다. 불에 타는 것처럼 쓰라진 격통이 그의 몸을 지배했다. 그는 단단한 팔에 안긴 채로 몸을 늘어뜨렸다.


  까미유 데샹은 기울어진 뒷머리 위에 입을 맞추었다. 그는 피상적으로나마 영혼을 탐구하는 행위에 몰두하고 있었다. 보라색은 언제나 그를 매혹했다. 그에게 그것은 죽음과 삶의 경계를 벗어난 관능적인 세계와도 같았다. 그는 입술을 떼어내며 만족스러운 어조로 물었다.

 

졸려? ”

 

  루드비히는 대답하는 대신 팔을 들어올려 그의 셔츠를 움켜쥐었다. 샛노란 눈동자가 다채로운 빛을 띄며 꿈틀거렸다. 까미유는 졸아드는 동공 위로 죽음이 얼룩처럼 번져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가 한때는 수십 번이 넘도록 감상하던 광경이었다. 그는 성마른 뺨에 튄 핏자국과 녹아내려 움푹 패이기 시작한 살갗을 매만졌다. 기이한 초록색 불빛이 보랏빛으로 부패된 자국을 뒤덮었다. 다갈색 눈동자 위로 녹색 섬광이 스쳤다. 작은 벌레들이 루드비히의 목덜미를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죽은 살이 파먹히는 자리에서 새로운 살이 돋아났다. 그것은 핏방울을 집어삼킬 때마다 등껍질을 부딪히며 조각처럼 매끄러운 소리를 만들었다.


  젊고 아름다운 몸에 생기가 돌아오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루드비히는 불투명한 회갈색 눈동자를 느리게 깜빡이며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들은 서로를 응시했다. 무더운 열풍이 창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와 까미유 데샹의 뺨을 두드렸다. 그는 목이 말랐다. 고리타분한 아니스주의 맛이 필요했다. 그것은 그의 두 발을 천국에서 인간의 땅으로 끌어내려줄 수 있었다. 그는 몽롱한 한숨을 내뱉으며 눈을 감은 루드비히를 품에서 놓아주고는 낡은 벽장으로 걸어갔다. 먼지가 덮인 경첩에서는 듣기 싫은 소리가 났다.

 

좀 마실래? ”

한 모금만 주세요. ”

얼음이 남아 있을지 모르겠네. ”

상관 없습니다. ”

 

  그래, 상관 없는 일이지. 그는 루드비히의 말을 따라 읊으며 유쾌한 몸짓으로 오래된 술병을 꺼냈다. 소년기에는 그를 머리 끝까지 취하게 만들곤 했던 독주였다. ‘나중에 꼭 바스에 가보고 싶어.’‘?’‘거기 돈 많은 사람들이 많이 간대.’‘나폴리에도 많잖아.’‘바보야, 여기서 훔치면 카포한테 걸리니까 그렇지.’‘나랑 같이 하면 안 걸려. 해볼래?’ 감미로운 환상이 그의 머릿속을 감상적으로 어지럽혔다. 이전보다 느긋하게 몸을 돌려 누운 루드비히가 외치는 목소리가 들렸다.

 

마테이가 어디로 가면 나온다고요? ”

데려다줄게, 비키. 그만 좀 짖어. ”

이 꼴로? ”

내 옷장에서 아무거나 하나 꺼내 입어. ”

레스토랑 갈 생각이라면 그냥 굶게 해주세요. ”

그런 말 안 하는 게 좋았을 걸. ”


  그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을 마쳤다. 소파 위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이내 그쳤다. 독일어로 된 욕설이 쏟아지는 것을 감상하던 그는 짧게 대꾸했다.

 

영국 식당 갈래? ”

 

  루드비히는 입을 다물었다. 까미유는 부드럽게 웃기 시작했다. 루드비히가 익히 들어오던 바로 그 웃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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